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한 외국인에게 가장 현실적인 문화 차이 중 하나는 바로 ‘마트 장보기’다. 음식은 일상 그 자체이며, 자기 나라에서 먹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식재료, 조리법, 유통 방식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외국인이 처음 한국 마트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혼란은 단순한 언어 문제를 넘어서, 시스템과 구조의 낯섦까지 포함된다. 진열대마다 한글로 빼곡히 적힌 제품명, 어떤 재료인지 파악되지 않는 포장, 익숙하지 않은 고기 부위나 장류 제품들은 외국인 입장에서 장 보기를 어렵고 불안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식재료에 대한 감각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재료를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유사해 보이지만 용도가 다른 식재료를 잘못 구입해 낭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식품 포장지에 적힌 유통기한, 성분 정보, 원산지, 보관 방법 등 필수 정보들이 대부분 한국어로만 표기되어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글을 읽지 못하거나, 해석 앱 없이 장을 보는 외국인에게는 상품 선택 자체가 모험처럼 느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외국인들이 장을 보는 데 과도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한국인 지인의 도움 없이는 장을 보러 가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한국 마트의 구조와 외국인이 알아야 할 기본 동선
한국 마트는 기본적으로 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신선식품, 냉동식품, 계산대 순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이 구조는 반드시 친숙하지 않다. 특히 국가별로 습관화된 마트의 동선이 다르기 때문에, 마트 내부를 이해하지 못하면 원하는 품목을 찾는 데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외국인이 처음 마트에 들어가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다양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한국 전통 식재료들이다.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장보기 리스트를 머릿속이 아닌 스마트폰이나 메모지에 한국어 병기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스타 소스를 찾는다면 '파스타 소스'와 함께 '스파게티 소스' 또는 '토마토소스'라는 한글 단어를 같이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외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유제품이나 시리얼, 스낵류는 보통 중앙 통로나 계산대 가까이에 진열되어 있지만, 한국 전통 식재료는 구석진 곳이나 특별 코너에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된장, 고추장, 간장은 모두 장류로 분류되며 외형이 비슷해 혼동되기 쉬운데, 실제로 이들 제품은 용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름과 설명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 친화적인 대형 마트에서는 라벨에 영어가 병기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중소형 마트는 한글만 표기되어 있다. 이런 경우 번역 앱을 활용하거나, 자주 구매하는 제품은 사진을 저장하거나 QR코드를 스캔해 기억하는 방식이 실용적이다.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같은 제품을 찾느라 시간을 소모하기보다는, 반복 구매 품목을 시각적으로 인식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외국인이 자주 혼동하는 한국 식재료 용어와 고유 제품명 해석
한국에는 같은 듯 다른 식재료가 매우 많다. 외국인 입장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동일한 식재료가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는 경우다. 예를 들어 소고기는 부위에 따라 전혀 다른 이름으로 판매되며, 각각 ‘국거리용’, ‘불고기용’, ‘찜용’, ‘구이용’ 등 조리 방식 중심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외국인은 이 같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고기’라는 단어만으로는 어떤 용도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또한 마늘, 생강, 대파, 미나리 등 기본 채소들도 외국인이 잘못 구분하거나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깻잎은 외국인의 입맛에 익숙하지 않은 향이 강한 채소인데, 고기쌈에 자주 사용되는 식재료로서 한국식 요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도 형태에 따라 ‘국용’, ‘샐러드용’, ‘조미용’으로 나뉘어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된장’과 ‘쌈장’도 자주 혼동되는 식재료 중 하나다. 두 제품은 색과 질감이 비슷하지만, 된장은 찌개나 국에 사용되는 기본 장이고, 쌈장은 양념이 추가된 고기용 장이다. 라벨에는 대부분 ‘찌개용’, ‘쌈용’ 등의 용도가 표기되어 있으므로, 구입 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라벨 해석 없이 외관만 보고 구매하는 경우, 원하지 않는 맛의 재료를 구매하게 되어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진간장’, ‘양조간장’, ‘맛간장’처럼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종류가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외국인 세입자나 주부는 본인이 주로 요리하는 레시피에 맞춰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미리 구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장을 보기 전 ‘진간장’은 볶음·조림용이고, ‘양조간장’은 간단한 양념용이라는 정보를 숙지하고 있으면 훨씬 효율적인 쇼핑이 가능하다.
한국 식품 라벨 읽는 법 – 알아두면 실수 없는 핵심 정보
한국 식품 라벨은 생각보다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인은 그 내용을 충분히 해석하지 못한 채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 패키지에 포함된 정보 중 특히 중요한 것은 제품명, 용도, 유통기한, 보관 방법,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다. 이 정보는 아주 작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고 한글로만 표기된 경우가 많아 쉽게 지나치게 된다. 제품명을 단순히 ‘고추장’이라고 알고 있어도, 실제 라벨에는 ‘태양초 고추장(조림용)’처럼 상세한 용도까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은 이런 정보를 모르고 ‘고추장’을 아무 요리에나 사용하는 실수를 자주 한다. 조림용, 볶음용, 쌈용 등 용도 구분은 반드시 라벨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유통기한은 ‘~까지’라는 표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가끔 제조일만 기재된 제품도 있다. ‘2025.03.15까지’ 혹은 ‘제조일: 2024.12.01’ 같은 표기를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한글이 익숙하지 않다면 일자 해석도 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경우는 구매 직전 직원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번역 앱으로 스캔하는 것이 좋다. 보관 방법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 혹은 ‘개봉 후 냉장 보관’ 등의 문장으로 표기되어 있다. 외국인은 상온에서 보관해도 되는지, 냉장 보관이 필요한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항목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발효 식품이나 육류, 생선류는 보관 조건을 잘못 지키면 변질되기 쉬우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외국인을 위한 실전 장보기 꿀팁과 생활 노하우
외국인이 한국 마트를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이해하는 것 외에도 생활 밀착형 노하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장을 보기 전에는 반드시 구매할 품목을 정리하고 한국어 병기 리스트를 만드는 습관이 필요하다. 단순히 영어로만 작성된 쇼핑 리스트는 마트 현장에서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할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 마트는 오후 8시 이후부터 신선식품, 유제품, 빵류 등을 중심으로 할인 스티커가 부착되는 경우가 많으며, ‘1+1’ 또는 ‘2+1’ 같은 이벤트는 동일 제품 구매 시 큰 절약이 가능하다. 이 이벤트는 계산대에서 자동 적용되므로, 포장지에 있는 표시를 꼭 확인해야 한다. 세 번째로, 온라인 쇼핑 플랫폼 활용도 추천할 만하다. 쿠팡, 마켓컬리, SSG와 같은 온라인 마트는 제품 이미지와 설명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으며, 번역 앱 없이도 직관적인 쇼핑이 가능하다. 특히 마켓컬리는 식단 필터와 외국어 병기 옵션이 잘 되어 있어 비건, 할랄 식단을 지키는 외국인에게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자주 가는 마트의 회원 가입을 통해 포인트 적립, 쿠폰 수령, 전용 할인 행사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마트는 회원제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외국인도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실질적인 비용 절감을 경험할 수 있다. 회원 혜택은 앱이나 모바일 카드 형태로도 제공되므로,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한 외국인에게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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