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위한 한국 생활 가이드

약국에서 약을 살 때 외국인이 겪는 어려움과 도움말

OCFY 2025. 6. 27. 00:32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위장약이 필요할 때, 간단한 진통제가 필요할 때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국의 약국 시스템은 자국과는 다른 점이 많아, 외국인에게는 약을 구입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의사-약사 분업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진료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약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복약 지도를 받는 방식도 다르다. 한국의 약국은 대부분 단독으로 운영되며, 대형 체인보다는 개인 약국이 많다. 이는 외국인 입장에서 약국 간 서비스 차이가 크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 어떤 약을 요청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일부 약은 상품명이 아니라 성분명으로 구분되어 있어, 외국에서 익숙한 제품명을 그대로 말하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약사와의 언어 장벽은 복약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약국에서 약을 살 때 외국인이 겪는 어려움

이 글은 한국 약국을 처음 이용하거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을 위해, 실제로 자주 겪는 어려움들을 정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움말을 제공한다. 약국에서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5가지 상황을 기준으로, 외국인이 미리 준비하거나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 콘텐츠는 약국 이용 시 혼란을 줄이고, 복약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약 이름이 달라서 원하는 약을 못 찾을 때

 외국인이 약국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어려움은 바로 ‘약 이름이 다르다’는 점이다. 자국에서 잘 알고 있던 약의 이름을 한국에서 말해도 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타이레놀(Tylenol), 알레그라(Allegra) 등은 한국에도 있지만, 약국마다 유통되는 상품명이나 복제약 명이 다르기 때문에 약사가 바로 알아듣지 못할 수 있다. 한국 약국에서는 상품명보다는 성분명(예: 아세트아미노펜, 로라타딘 등)을 기준으로 약을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국인은 복용하려는 약의 주요 성분이나 목적을 영어 또는 한국어로 미리 검색해 가는 것이 좋다. 약사에게 “두통에 좋은 약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증상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정확한 성분명을 전달하면 더 정확한 약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외국인은 의약품의 복합 성분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한 알에 여러 성분이 포함된 종합 감기약이나 진통제가 많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있는 성분은 미리 파악하고 약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복약 지도를 이해하지 못할 때

 외국인이 약을 구입한 후에도 어려움은 계속된다. 약사는 복약 방법에 관해 설명하지만, 한국어로만 안내되면 외국인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식후 30분 복용”, “하루 3회”, “공복 금지” 같은 문장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약 복용 시간과 방법이 혼란스럽게 들릴 수 있다. 일부 약국은 복약 안내서를 영문으로 제공하지만, 이는 대형 약국에 한정되거나 특정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운영된다.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별도 번역 서비스 없이 구두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은 앱 번역기를 활용하거나 복약 내용이 인쇄된 라벨을 사진으로 찍어 번역하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복약 방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과다 복용의 위험도 생긴다. 따라서 외국인은 약을 받을 때 반드시 “복용 시간은 언제입니까?”, “식전에 복용해야 합니까?” 같은 기본 질문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구글 번역기나 파파고 같은 다국어 번역 앱을 실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스마트폰에 준비해 두자.

처방전 없이는 약을 못 사는 상황

 한국은 의사-약사 분업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발급한 처방전 없이는 전문의약품을 구입할 수 없다. 외국에서는 감기약, 항생제, 위장약 등을 약국에서 처방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국가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처방 약과 일반의약품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다. 따라서 외국인이 갑작스럽게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약국에서 요청해도, 약사는 “병원 진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왜 팔 수 없는지”에 대해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는 한국의 의료 제도상 어쩔 수 없는 구조다. 외국인은 일반의약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약의 범위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감기 기운, 소화불량, 가벼운 두통, 멀미약, 진정제 성분이 약한 수면유도제 등은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약, 혈액응고제, 강력한 진통제 등은 반드시 병원 진료 후 처방전이 있어야만 약국에서 수령할 수 있다.

약값이 생각보다 비쌀 때

 외국인이 한국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때 예상보다 약값이 비싸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특히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외국인은 의료비와 약제비 모두 전액 본인 부담이기 때문에, 간단한 감기약 한 봉지에도 1~2만 원 이상이 청구될 수 있다. 반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외국인은 병원 처방 약 기준으로 약값의 3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은 국민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보험이 적용되는 약인지 여부도 약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다. 약국에서는 일반의약품과 처방 약이 함께 진열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잘 구분하지 못할 경우 비급여 약을 선택하게 되어 약값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보험 적용되는 약이 있나요?”라고 문의하거나, “저렴한 대체 약이 있는지” 요청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약국 운영 시간과 위치 정보가 부족할 때

한국의 약국은 대부분 병원 근처나 번화가에 위치해 있으며, 운영 시간은 병원 운영 시간과 유사하게 맞춰진다. 그러나 외국인은 약국 위치나 운영 시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진료 후 약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특히 주말이나 야간에는 대부분의 약국이 문을 닫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미리 고려하지 않으면 응급 상황에서 약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를 대비해 외국인은 미리 야간 및 24시간 운영 약국 정보를 검색하거나, 정부 포털(: 보건소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약국에서 처방전을 수령할 때는 유효 시간이 정해져 있다. 처방전 발급 후 7일 이내에 약을 조제 받지 않으면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진료 직후 가능한 한 빨리 약국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